[박봉민 기자] 세상만사 모든 게 다 돈이다. 의식주도 돈이 있어야 해결하고 사랑도 돈이 있어야 한다. 하물며 정치이겠는가.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병폐 중 하나가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데 있다고들 한다. 그래서 종종 돈을 마련하기 위해 불법․탈법을 저지르다 높으신 분들이 텔레비전에 나오곤 한다.

그러나 돈을 마련하는 방법도 문제지만 합법적으로 마련된 돈을 사용하는 과정의 불법이 더욱 심각하다는 지적을 하는 사람이 있다.

‘정치자금 투명성 연대회의 준비위원회’ 김근동 위원장.

그는 국회의원들이 의정활동에 사용해야할 정치 후원금이나 보조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전용하는 사례에 대해 본격적으로 감시를 하겠다고 했다.

그는 국회의원들의 정치자금 전용 행태는 그야말로 가관이라고 주장한다.

사우나비, 이발비, 안경구입비, 심지어는 골프장 회원권까지...정치인들의 도덕불감증이 도를 넘어섰다고 그는 말한다.

이제 시민운동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국회의원들의 정치자금 사용 실태를 감시하겠다는 그를 만나 그가 생각하는 정치자금 투명성과 정치 선진화에 대해 들어본다.

다음은 정치자금 투명성 연대회의 준비위원회 김근동 준비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정치자금 투명성 연대회의 준비위원회' 김근동 위원장

"정치자금 불법 전용이 한국 정치의 불신과 정당정치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생각합니다."

▶ 먼저 ‘정치자금 투명성 연대회의 준비위원회’란 어떤 단체인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지난 9월로 기억합니다. 한 언론에 보도된 국회의원들의 정치자금 전용 관련 보도를 보며 ‘이대로는 않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죠.

그리고 뜻있는 분들을 만나 이러한 의견을 공유하면서 단체의 설립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아직 미흡하긴 하지만 정치자금 모금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법적,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됐고 그것들이 일정부분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사용에 있어서는 상당한 문제점들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법 자체에도 허점이 많구요.

그러한 부분들이 오늘날의 정치 불신과 정당정치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를 비롯한 저희 ‘정치자금 투명성 연대회의 준비위원회’가 이러한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시정을 촉구하고 감시하는 일들을 해나가려 합니다.

▶ 단체의 성격에 대한 궁금증이 듭니다. 정치단체로 보는 시각이 많을 듯 한데요?

☞ 물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정치단체는 아닙니다. 순수 시민운동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참여인사랄까 참여단체들에 대해 밝혀주실 수 있을까요?

☞ 글쎄요. 아직은 시기적으로 조금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만 오는 21일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입니다. 그때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 무슨 기자회견인가요?

☞ 정치자금법의 개정과 정치자금을 불법으로 전용한 국회의원들에 대한 고발 촉구 기자회견입니다.

"정치자금의 입출에 대한 시민 감시가 수월할 수 있도록

정치자금법이 개정돼야 합니다."

▶ 정치자금법이 어떻게 개정돼야 한다고 보시는건가요?

☞ 입출에 대한 시민들의 감시가 수월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원한다면 정치인들의 정치자금에 대한 상세 사용 내역을 열람할 수 있어야 시민 감시가 가능해지고 그래야만 정치선진화도 가능해지리라 생각합니다.

▶결국 이 문제는 정치제도의 개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그런 점에서 당장의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물론 그렇게 보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나서서 이런 일들을 시작하고 국회의원들에게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걸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저희가 그런 역할을 감당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끝으로 향후 활동 방향 등에 대해 밝혀주시죠.

☞일단은 오는 21일 기자회견에서는 한나라당에 대한 문제만을 제기하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일단 집권 여당부터 깨끗해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저희가 사실 보수적 성격을 띄다 보니까 이른바 진보정당들까지 포함할 경우 정치적 오해를 받을 우려도 고려했습니다.

대신 그날 기자회견에서 진보시민단체들에 제안을 하려합니다. 진보정당들에 대한 감시는 그 분들이 앞장서 해주십사 하고 말이죠.

물론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엔 저희가 나설 수도 있지만 일단은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