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민 기자]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22일 한나라당의 직권상정으로 기습 처리된데 대해 민주당은 “야만적인 의회 폭거”, “정치 쿠데타” 등의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해 가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날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한나라당이 또다시 야만적인 의회 폭거와 정치 쿠데타를 자행했다”고 규정하며 “한미 FTA가 이대로 시행되면 국익이 크게 손상되고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비준 동의안을 단독 상정해 날치기 처리했다”고 규탄했다.

이어 “한나라당의 의회 폭거를 막아내지 못한 데 대해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오늘 한나라당이 강행 처리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은 법률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명백히 무효”라고 주장했다.

또한 “민주당은 한미 FTA 비준안을 무효화시키기 위해 국민과 함께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18대 국회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4년 내내 단독 상정, 강행 처리로 일관하는 의회 폭거를 반복해 왔다”고 지적하며 “특히 이번 FTA 날치기 처리는 그 어느 때보다 비열하고 부도덕한 강행처리였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나라당은 2시에 예산관련 의원 총회를 개최한다고 국민과 언론과 야당을 속이고 의원들을 소집한 후에 3시에 본회의장을 기습적으로 점거했다”며 “또 날치기 현장이 국민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두려웠던지 유례없이 역사의 현장을 담으려는 기자들의 취재까지 원천봉쇄하고 비공개로 처리했다. 한나라당의 일사 분란함은 그야말로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고 비꼬았다.

아울러 “한미 FTA의 재협상을 약속한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민주당이 한미 양국 장관급 이상의 서면 합의서를 받아오도록 새로운 제안을 했지만 정부와 한나라당은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고 수적 우세를 바탕으로 결국 힘으로 밀어붙인 것”이라며 “이러한 의회 쿠데타를 사실상 조종한 청와대는 국민에게 사죄해도 부족한데 ‘한미 FTA가 통과되어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니 그야말로 몰염치하고 부도덕하기 짝이 없는 정권”이라고 비난을 쏟아냈다.

한편 이 대변인은 “민주당은 향후 모든 국회 일정을 취소하고 국익이 보장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가 확실하게 강구될 때까지 강력하게 싸워 나갈 것”이라며 “반드시 내년 양대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 한미 FTA를 새롭게 체결하고 ‘국민이 주인이 되고 국회가 존중되는’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