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민혁 기자] 한미 FTA 비준동의안의 기습 표결처리를 비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파문을 일으킨 최OO 부장판사가 25일 페이스북에 장문의 해명성 글을 올렸다.

최 부장판사는 지난 22일 “뼛속까지 친미인 대통령과 통상관료들이 서민과 나라 살림을 팔아먹은 2011년 11월 22일, 난 이 날을 잊지 않겠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후 조선일보 기자의 취재가 시작되자, 최 부장판사는 불필요한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글을 삭제했는데, 조선일보가 사설에서까지 “제대로 된 판사라면 그런 경솔한 행동은 하지 않는다”며 비난하자,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최 부장판사는 이날 “저는 페북(페이스북)에서 글을 한번 올리면 지금까지 한 번도 내린 적이 없었다”며 “한번 한 말은 시위를 떠난 화살이라 생각해서 신중하게 글을 썼고 어떨 때는 맞춤법이 틀리더라도 수정하지 않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미 FTA 비준안이 날치기로 통과된 것에 대해 토론과 소통을 가치로 여기는 민주주의가 민의의 전당에서 유린되는 모습을 보고 민주주의와 인권 옹호를 법관직을 수행하는 저로서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저의 소회를 짧은 글로 올렸다”고 지난 22일 글을 올린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여기에 어느 보수 언론 기자가 이런저런 것을 물어왔다”며 “페이스북 친구에게 한 것은 사랑방에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수준 이상, 이하도 아니다. 이를 기사화하는 것은 대단히 적절치 않다고 이야기한 직후 저는 글을 내렸는데, 불필요한 논란이 더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생각에서 그랬다”고 해명했다.

최 부장판사는 “판사까지 SNS에서 특정 사회적 현안에 대해 ‘자기들이 볼 때 거북한’ 의견을 표명하는 것을 본 보수층이 한번은 언급해서 위축 효과를 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저런 기사에 사설까지 쓴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만큼 다급하겠지요”라고 조선일보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제가 한 것에, 잘못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판사는 어떤 사회적 현안에 대해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옳고, 그렇게 말을 하려면 법복을 벗으라고 말하는 것은 지금까지 자신의 입맛에 맞게 충실히 행동하는 공직자를 바라는 권력층과 가진 자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라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