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범석 기자] 윤상원 열사를 기리는 마음은 강추위도, 굵은 눈발도 뿌리치고 공연장으로 모여드는 시민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 민형배 광산구청장, 황지우 시인, 나명관 대표, 오수성 교수, 윤난실 들불열사기념사업회 부이사장(왼쪽부터)이  5·18 항쟁과 윤상원 열사의 정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 16일 저녁 7시 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 <지금, 윤상원 with 황지우>에는 400여 시민들이 모여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며 윤상원 열사의 정신과 오늘의 의미를 곱씹었다.

출연자들은 “오늘 우리는 패배하지만, 내일의 역사는 우리를 승리자로 만들 것이다”는 ‘윤상원 정신’이 지금 이 시대에 꼭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황지우 시인은 “막혀가는 민주주의의 숨통을 윤상원 정신으로 틔워내는 첫 불꽃이다”며 토크 콘서트의 의미를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들불열사기념사업회’ 윤난실 부이사장의 사회로 진행된 토크 콘서트는 황지우 시인을 주요 이야기꾼으로 해서 출연자 각자가 회고와 음악으로 윤상원 열사의 정신을 현재에 되살렸다.

토크 콘서트에는 5·18 항쟁 당시 윤상원 열사와 함께 <투사회보>를 제작했던 나명관 투원여행사 대표, 항쟁 체험자들의 심리를 보살폈던 오수성 전남대 심리학과 교수, 가수 김원중, 김광복 전남대 국악과 교수, 재즈 피아니스트 JC Clark, 광산구립 합창단이 출연했다.

나 대표는 ‘들불야학’에서부터 알게 된 윤상원 열사의 인간적 풍모와 항쟁 당시 최후까지 도청에서 함께 한 열사의 모습을 증언했다.

오수성 교수는 “5·18 항쟁 당사자뿐 아니라 당시 항쟁을 목격한 광주시민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가 광범위하게 발견된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이것은 5월의 아픔이 광주 전체의 아픔이며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얘기했다.

또 가수 김원중의 열창과 김광복 전남대 국악과 교수의 대금 연주, 재즈 피아니스트 JC Clark의 즉흥곡, 광산구립 합창단의 공연은 관객에게 큰 감흥을 불어넣었다.

행사장을 찾은 400여 시민들은 토크 콘서트가 끝날 때까지 대부분 자리를 지켜 5월 정신과 윤상원 열사의 관계에 대한 큰 관심을 보여줬다.

한편, 민형배 광산구청장은 내년에 윤상원 열사의 생가를 새롭게 단장하고, 장기적으로 수완지구에 가칭 ‘윤상원 공원’ 조성 계획을 밝혀 관객들의 호응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