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모든 일은 가정에서부터 비롯된다는 말이다. 가정은 한 가족이 함께 살아가며 생활하는 사회의 가장 작은 집단이자 인간이 임하는 최초의 사회적 환경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급격하게 변화함에 따라 새로운 가족 형태인 핵가족이 보편화되면서 공동체의 근간인가정이 화목하지 않아 가족 구성원 사이에 갈등이 생기며 가정이 흔들리고 있다. 핵가족화 현상으로 인해 가족 구성원에 대한 보호 또는 교육 기능이 약화되어 청소년 비행 등의 문제를 야기하고, 부부가 가족의 중심이 되기에 노인의 지위가 주변적이게 되고 있다. 특히, 아동학대를 비롯한 끊이지 않는 존속폭행, 가정폭력 등 가정의 해체가 원인이 되어 치안이슈로 부각되며 여전히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가족 구성원 중의 한 사람이 다른 구성원에게 고통을 주는 가정폭력은 신체적 폭력, 언어적 폭력, 정서적학대, 성적학대, 방임 등의 모든 행위를 말하며 가출, 가정파탄 및 폭력성의 세습을 가져오기에 근절해야만 하는 심각한 범죄이다. 하지만, 가정폭력을 가정 내의 일이기에 ‘범죄가 아닌 집안일’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우리 사회는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가정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나,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가정폭력 범죄야말로 단순한 가정사로 보고 넘길 것이 아니라 외부의 개입으로 해결해야 할 범죄이다.
아무리 가정 내의 일이라도 일방적인 폭력행위를 사랑싸움으로만 볼 수 없으며, 가정폭력은 가정 내에서 발생하기에 음성화된 폭력이 향후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원인이 되고, 대대로 전승될 수 있는 등 인권침해의 악순환이 된다.
그렇다면 가정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들의 인식개선과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 가정에서는 다툼을 하게 될 경우, 폭언 등 언행에 유의해야 하며,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타인이 폭력을 행하는 것을 목격하였을 경우에는 즉시 제지하고, 경찰에 신고하는 주변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폭력이 발생하였을 경우에는 즉시 그 자리를 피해 자신과 자녀를 보호하고, 첫 폭력에 강력하게 대응해야 하며, ‘화가 나면 그럴 수 있지’라는 생각으로 넘어가다보면 제2의, 제3의 폭력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상담기관, 친척, 친구 등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진단서, 사진, 증인확보를 통해 법적으로 대응하여야 한다.
가정폭력은 누구든지 가정폭력 범죄를 알게 된 경우에는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고, 가정폭력 피해자는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인 경우에도 가능하며, 가정폭력 범죄 발생 직후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는 ▷여성긴급전화센터 1366 ▷범죄피해자 보호·지원기관 ▷여성·학교폭력피해자 ONE-STOP 지원센터에 요청하면 응급조치부터 병원후송, 친인척 연락 등의 신속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가정폭력, 더 이상 집안의 문제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가정이 무너지면 사회가 무너질 수밖에 없으며, 건강한 가정이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 세상을 좀 더 밝게 만들 것이다. 우리 모두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도 예방할 수 있는 가정폭력을 근절하여 건강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
/정읍경찰서 경무계 경장 김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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