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전북 = 이혜숙 기자]
전북맹아학교(교장직무대리 정문수)는 6월 8일부터 9일까지 1박2일간 학교내 ‘어울누리뜰’에서 사제동행 별밤캠프를 운영한다.
‘어울누리뜰’은 전북맹아학교가 본교 시각장애 학생들에게 숲을 곁에 가져다주고 싶다는 열망으로 3년간에 걸쳐 ‘전북생명의 숲’과 ‘SC제일은행’ 등의 외부 지원사업에 응모하여 조성한 숲으로 전북대 조경학과와 MOU를 통해 식재를 선정하고 완성한 공간이다.
이곳에서 매년 봄이면 교사와 학생이 텐트를 치고 바비큐와 함께 1박을 하며 별을 헤는 밤을 보낸다. 학생들은 청소년기의 고민을 얘기하고 선생님들은 공감과 격려를 건내며 텐트안에서 고운 추억을 새긴다.
이 경험을 간직한 많은 졸업생들이 이제 대학생이 되었으며 후배들이 그 캠핑의 주인공으로 오늘 밤도 별을 헨다. 아침이 되면 텐트를 걷고 2인승 싸이클을 싣고 금강변 곰개나루로 간다. 선생님은 파일럿이 되어 운전을 책임진다.
앞에 마주하는 풍경들을 설명하고 곡선주로, 직선주로의 호흡을 맞춘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리드만을 믿고 함께 페달을 밟는다. 때로는 헉헉거리는 숨소리가 때로는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금강변에 퍼진다. 귓볼에 흐르는 땀방울을 이내 말려주는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금강변 라이딩이 진행된다.
앞 뒤로는 가이드 싸이클이 달리고 도로변엔 비상대비 차량이 함께 하며 안전하고 행복한 추억의 마무리를 향해 달려간다. 앞을 전혀 보지 못하는 고2 이윤호 학생이 작년에 라이딩을 마치고“문학작품에서 자전거를 타며 느꼈다던 강바람이 이런 것이었다는 것을 이제 나도 알게 되었다”고 기쁘게 말하는 모습을 보며, 선생님들은 오히려 먹먹한 가슴에 잠깐 말을 잊었던 기억이 있다.
보이지 못해 경험의 폭이 제한 받을 수 밖에 없는 우리 시각장애 학생들이지만 그들도 나중에 누군가의 부모가 될 것이고 행복한 가정의 주인공이 되어야 할 것이다. 삶에서 느껴야할 소소한 행복꺼리들로부터 이들이 멀리 떨어져 있지 않게 하고 싶은 전북맹아학교의 따뜻한 풍경이 숲속에서 강변에서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 저작권자 © 일간전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