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전북 = 이혜숙 기자]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사랑하는 전북 교육가족 여러분, 전북교육감 김승환입니다.
2010년 7월, 민선 1기 전북교육감에 취임하고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교육감으로서 여러분 앞에 섰던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몹시도 설렜고, 떨렸고, 무거웠습니다.
그 때 전북교육은 지금과 많이 달랐습니다. 교직원들은 청탁과 인사를 동의어쯤으로 여겼고, 작은 학교에선 학생들이 떠나가 한 해에도 문을 닫는 학교가 여러 개였습니다.
더는 전북교육을 내버려둘 수 없다, 생각한 이들이 함께 힘을 모아 저를 전북의 민선 1기 교육감으로 추대하였습니다. 미망의 시기였기에 상대적으로 새로운 시대를 꿈꾸는 열망이 가장 컸던 때이기도 했습니다.
그때 우리가 함께 꾸었던 꿈은 작지만 원대한 것이었습니다.
배우고 가르치며 함께 성장하는 교실,떠나간 사람들이 되돌아오는 학교, 가고 싶은 학교 행복한 교육공동체, 이것은 교육감으로서 저의 약속이었고 동시에 저를 지지해주신 전북 도민 모두의 열망이었습니다.
지난 10년, 무너져 가던 전북교육의 자존감을 바로 세우고 우리 아이들을 살리는 교육을 위한 한 길만을 걸어왔습니다.
먼저 교육 현장에 만연했던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어냈습니다. 관행과 관습을 거두고 부정과 비리가 교육현장을 어지럽히지 못하도록 막아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 6년간 우수 등급을 받았던 것은 전북교육가족 모두가 힘을 모아 이뤄낸 값진 성과였습니다.
백교백색의 혁신학교를 키워냈습니다. 학교는 저마다 전통이 다르고 지역이 다르기에 교육과정도 달라야 합니다. 학교 특색을 살린 교육과정 중심 혁신학교 덕분에 시골의 작은 혁신학교를 찾아 도시의 학부모가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학교가 살아나자 지역이 살아났고, 이제는 지역과 학교가 하나가 되어 마을교육생태계를 이뤄가고 있습니다.
교육복지에도 힘을 썼습니다. 모든 학생이 배움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면 가장 먼저 먹고 입는 것에서 자유로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무상급식에 이어 고교 무상교육을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교복비, 현장체험학습비 등을 지원해 학부모의 어깨를 가볍게 해드렸습니다.
지난 시간 전북교육이 한 발 앞서 고민하고 추진했던 정책들은 대한민국 교육에 새로운 기준이 되었습니다. 교육부의 초·중학교 평가제도 개선, 혁신학교 전국 확대, 자사고·외고의 일반고 전환 등은 전북교육청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들입니다.
지난 시간 어떤 걸음도 쉽지 않았습니다. 힘들고 외로운 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마다 도민들과 교육가족 여러분이 힘과 용기를 주셨습니다. 함께 해주신 모든 분께 마음 깊이 감사 드립니다. 남은 2년, 교육의 가치가 오직 아이들이라는 약속을 끝까지 지켜나가겠습니다.
먼저, 학교자치를 완성하겠습니다.
혁신교육 10년을 디딤돌 삼아 교육자치를 완성하겠습니다. 그동안 뿌려온 교육자치의 씨앗이 학교자치로 꽃 피울 것입니다. 학생회, 학부모회, 교사회, 직원회 등을 활성화해 학교 구성원 모두가 실질적인 교육 주체로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고교 무상교육을 완전한 국가책임제로 전환하겠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모든 인간이 평등하고 존엄함을 밝히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는 균등한 교육 기회가 주어져야 하며 국가는 최소한 고등학교 교육까지 책임져야 합니다.
고교 무상교육의 완전한 국가책임제 전환과 대학등록금 최소 반값 인하를 요구하겠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교육비 경감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교육생태계를 활성화하겠습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정부는 온종일 돌봄체계 구축과 보육·양육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그 중심을 시·도교육청에서 지방자치단체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학교는 교육이라는 본래의 일에 충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돌봄이 필요한 모든 아이들이 양질의 돌봄을 제공 받을 수 있도록 자치단체와 더욱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농어촌과 원도심 작은 학교 살리기에도 꾸준히 힘쓰겠습니다. 지역사회와 교육협력 체계를 구축해 마을교육공동체라는 교육생태계를 구현해 나갈 것이며, 코로나19 위기에서도 작은 학교가 보여주었던 특수한 장점을 효과적으로 살려나가겠습니다.
획일화된 학교 공간을 바꿔가겠습니다. 네모난 운동장, 네모난 학교, 틀에 갇힌 교실을 벗어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초등학교 놀이공간을 조성해 아동의 놀 권리를 보장하고, 청소년복합문화공간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기후위기 시대에 맞는 환경교육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미 경험했듯이 바이러스에는 국경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감염병은 계속해서 인류를 위협할 것입니다.
인간의 탐욕이 불러온 기후 위기와 환경 파괴는 이 재난과 결코 무관하지 않습니다. 전북교육청은 교육과정과 연계한 환경교육을 강화해 사람과 자연이 상생하는 생태환경교육을 추진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전북 교육가족 여러분,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전북교육은 혁신교육의 표준이 되었습니다.
10년을 힘차게 달려왔지만 전북교육의 심장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빗방울이 낮은 곳이나 높은 곳 가리지 않고 내려 강물을 이루고 큰 물줄기가 되어 바다로 흐르듯이, 전북교육은 학생, 교원, 직원, 학부모 모두의 바람과 열망을 담아 변화와 혁신의 길을 다시 한 번 힘차게 나아갈 것입니다. 늘 그랬듯이 함께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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