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이라고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빼빼로 데이’를 떠올릴 것이다. 연인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빼빼로를 선물하는 날로, 거리 곳곳에는 예쁘게 포장한 빼빼로가 넘쳐난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이 하나 더 알았으면 하는 사실이 있다. 11월 11일은 ‘턴투워드부산(Turn Toward Busan)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이다.

이날 11시가 되면 전국 곳곳에서 유엔군 전사자들이 안장되어있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향해 1분간 묵념을 실시하는 유엔참전용사 추모 캠페인이 진행된다.

조금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턴투워드부산’ 추모행사는 지난 2007년 캐나다 참전용사 빈센트 커트니씨가 유엔군의 희생을 기리고자 부산을 향하여 추모 묵념을 하자고 제안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2014년에는 유엔참전국과 함께하는 국제적인 추모행사가 되었으며, 작년에는 11월 11일이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로 지정되었다.

‘Freedom is not free(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유엔참전용사들은 용감한 희생을 통해 우리에게‘현재(present)’라는 선물을 안겨준 영웅들이다. 그 영웅들이 유엔참전용사 방한행사에 맞춰 지난 8일 입국했다.

이제는 백발의 노인이 되어버린 그분들을 보며 70여년 전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자신들의 고국을 떠나 전쟁에 뛰어들었던 영웅들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22개국 195만 참전용사들 중 전사자가 37,902명, 부상자 103,460명이나 발생할 만큼 참혹한 전쟁이었던 6·25전쟁 속에서 죽을 위기를 몇 차례 넘기며 치열한 전투를 치렀을 것이다. 살아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끝내 대한민국을 지켜냈다.

기나긴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리나라는 유엔 참전용사들이 지켜낸 ‘자유’라는 소중한 가치를 발판삼아 기적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이제는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되었다. 참전용사들 또한 지금의 대한민국을 보며 자랑스럽고 감격스러움을 느낄 것이라 감히 생각해본다.

이제는 우리가 그분들의 희생에 보답할 때다. 그리고 그 보답은 그분들의 희생과 공헌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11월 11일 11시가 되면 1분간 부산을 향해 추모 묵념을 올리며, ‘현재(present)’를 선물해준 유엔 참전용사들을 기억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으면 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지냈던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한 이들을 기억하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전북서부보훈지청 주무관 최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