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전북 = 김정훈 기자]

아이들을 위한 먹거리 홍수 시대이지만 어머니들의 걱정은 여전히 태산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겠다며 엄마의 마음으로 빵과 쿠키를 굽는 마을기업이 코로나19 시대에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완주군 봉동읍에 있는 영농조합법인 푸드인완주마더쿠키(대표 강정래·53)가 그 주인공이다. 회사명에 ‘마더(mother)’가 들어갈 정도로 엄마의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먹거리를 만들겠다고 다짐하는 이 회사는 2010년 쿠키로 시작해 현재는 우리밀과 쌀을 이용해 7종의 쿠키와 20여 종의 다양한 빵을 굽는 튼실한 마을기업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수입 밀을 이용한 빵과 다르게 우리 쌀 빵 특유의 쫀득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맛볼 수 있어 어린이부터 65세 이상 어르신까지 연령을 불문하고 선호도가 높은 상황이다. 이 회사의 마케팅 전략은 엄마의 정성과 신선한 재료를 앞세운 입소문이다.

“우리 마을에서 생산되지 않는 재료들을 제외하고 모든 재료는 지역 농산물로 사용합니다. 대량주문이 필요한 양파와 감자, 팥과 같은 재료는 직접 농가에 가서 신선함을 확인합니다. 그날그날 사용하는 부재료들도 번거롭지만 로컬푸드 직매장에 가서 직접 구입합니다.”

강 대표는 “요즘 젊은 엄마들은 아이들 먹거리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우리 농산물을 사용하고, 자연스럽게 구전으로 홍보가 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실제로 고객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칭찬 홍보에 힘입어 도내 20여 곳의 유치원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이미 완주군민들 사이에서는 안전한 먹거리라는 믿음을 확인받아 지역의 로컬매장에서 제품이 조기에 매진되는 일은 다반사가 됐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지역에서 열리는 여러 축제에서 초·중·고교의 체험수업으로 큰 인기를 끌 정도였다.

덕분에 2010년 출발 당시만 해도 4명에 불과했던 직원은 이제 농촌 어르신과 이주여성 5명을 포함한 총 12명으로 늘어났고, 월매출은 10배가량 부풀어 어엿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사실, 5년째 마더쿠키를 이끌고 있는 강 대표는 365일 빵에 대한 생각에 가득 차 있다. 10여 년 전만 해도 가정주부였던 그는 40대 중반에 다문화 지도사로 새로운 삶의 길에 접어들었고, 주변의 추천과 소외계층, 다문화가족에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에 마더쿠키 대표라는 중책을 맡게 됐단다.

마더쿠키의 경영이념은 3가지이다. 지역 농산물을 활용하는 공동체, 결혼 이주여성과 농촌 어르신들의 행복한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공동체, 소외계층과 함께하며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공동체가 바로 그것이다.

이와 궤를 같이하듯, 마더쿠키는 지금까지 4년째 매년 360여 명의 아동들에게 700만 원 상당의 생일축하 빵 선물세트를 후원하고 있다.

강 대표는 19일 완주군과 업무협약을 맺고 드림스타트 아동들을 위해 ‘너의 생일을 축하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다. 기념일을 잘 챙기지 못하는 가정의 아동들이 생일을 즐겁게 보내고 가족과의 유대감도 가질 수 있도록 후원하는 프로그램이다.

“10여 년 전에 소외계층 일자리 창출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일자리를 늘리는 것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우리 손자손녀까지 믿고 먹을 수 있는 제품 생산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지요.”

강 대표의 말에서 지역과 함께하는 마을기업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