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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흉기! 법제정비 화급하다
편집인 사장 최 충 웅  |  choongw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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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5.09  11:3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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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1일 경북 의성에서 화물트럭이 상주 시청 여자 사이클선수단을 덮치는 참상이 발생했다. 올림픽 메달을 꿈꾸며 사이클 페달을 밟던 선수 7명의 사상자를 낸 운전사는 운전 중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으로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었다고 한다. 운전자의 DMB 시청은 음주운전보다도 훨씬 위험하다. 운전 중 DMB시청의 전방 주시율은 50.3%이다.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혈중 알코올농도 0.1% 상태로 운전할 경우 전방 주시율 72.0% 보다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운전 중에 DMB나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는 행위 역시 시속 70㎞의 차량에서 6초 동안 기기를 만진다면 눈을 감고 117m를 달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사고는 운전자가 운전 중에 휴대전화 사용, 내비게이션 조작, DMB 시청 등으로 인해 전방 주시를 조심하지 않을 경우, 차량이 곧 달리는 흉기로 돌변할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손해보험협회에 의하면 지난해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 원인 가운데 전방주시 태만이 54.4%로 신호위반, 과속 등 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주행 중 운전자가 전방 주시 태만으로 발생한 교통사고는 14만건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 교통사고 22만1711건의 63.1%에 달하는 수치다.

경찰청이 교통사고 원인으로 분류하는 ‘전방 주시 태만’에는 DMB 시청, 휴대전화 사용, 졸음운전, 방심·딴생각 등이 포함된다. ‘전방 주시 태만’ 사고는 DMB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2007년 12만건에서 작년 14만건으로 늘었으며, 전체 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1%에서 63.1%로 증가했다. 한국전파진흥협회에 따르면, 2010년 말 기준으로 지상파DMB 수신기(휴대폰 포함) 판매량은 4203만대가 넘는데, 이 중 880만대 가량이 차량 탑재용으로 추산된다. DMB와 휴대전화 보급이 늘어나는 것과 전방주시 태만 사고가 늘어나는 추세는 연관성이 있다. 예를 들어 전방 주시 태만의 원인 중 하나인 ‘졸음운전’ 사고는 2007년 2686건에서 2526건으로 줄었으나, DMB 시청이 포함된 ‘기타 원인’ 사고는 10만건에서 11만7531건으로 늘었다. 전방주시 태만으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 수도 작년 3334명을 기록해, 교통사고 전체 사망자 수 5229명의 63.7%를 차지했다.

국토해양부가 최근 전국 20~60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93%는 “DMB 운전이 위험하다”고 답했으며, 절반이 넘는 65%는 “차량에 DMB를 설치했다”고 답했다. 33%는 “실제 운전 중 자주 또는 가끔 DMB를 시청한다”고 답했다. 운전자 8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코리아리서치 자료를 보면, 응답자의 62%는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금지 법규를 지키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안전벨트 미착용(23.6%), 교통신호 위반(19%), 음주운전(18.1%)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자의 대부분은 ‘DMB 운전’에 대한 위험도를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3분의 1이 운전 중 DMB 조작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안전공단은 운전자가 문자메시지를 사용하는 2초 동안 축구장 절반 거리인 55m를 눈감고 시속 100㎞를 주행하는 것과 같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청(NHTSA)에 따르면,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할 경우 혈중 알코올 농도 0.05%의 만취상태보다 사고로 인한 중상 가능성이 4배 이상 높고, 문자 메시지 전송은 사고 위험이 23배까지 높다고 했다.

차량 출고 시 장착돼 있는 매립형 DMB의 경우 주행속도가 시속 5㎞를 넘으면 영상 송출이 자동 중단되지만, 대부분 카센터나 자동차용품점에서는 고객들이 2만~3만원만 내면 20~30분 안에 주행 중 DMB 잠금 기능을 풀어 손쉽게 불법 개조가 가능하다.

지난해 4월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자동차 등 운전 중에는 DMB를 시청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들어갔지만 처벌이 빠진 훈시(訓示) 규정에 불과하다. 도로교통법은 제49조를 통해 ‘운전중 DMB 시청 금지’를 훈시 조항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위반해도 벌칙 조항이 없어 제재·처벌은 불가능하고 단속의 실효성도 기대할 수 없다. 지난해 도로교통법을 개정하면서 정부는 범칙금·벌금 등을 부과하는 조항을 마련했었으나 국회가 국민 정서상 강제하긴 어렵다는 이유로 삭제했기 때문이다.

영국은 운전 중에 DMB나 내비게이션을 작동하면 최고 1000파운드(약 184만원)의 범칙금을 물린다. 호주는 일시정지 중일지라도 DMB가 켜져 있으면 225호주달러(약 26만원)를 물린다. 주요 선진국들은 DMB 등 화상표시용 장치 작동을 엄격하게 단속해 처벌하고 있다. 미국(워싱턴DC 기준)은 100달러(11만원), 일본은 최고 7000엔(1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살인질주’인 운전 중 DMB 시청 등에 대한 벌칙의 법제화를 서둘러 철저히 제재·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 2010년 말 기준으로 DMB 수신기 880만대가 차량에 탑재된 것으로 추산되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법에 따르면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할 경우 벌점(15점)과 범칙금(승용차 6만원, 승합차 7만원)이 부과된다. 그보다 훨씬 위험한 DMB 시청은 처벌규정이 없다는 것은 달리는 흉기를 그대로 방치해두고 있는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도로교통법을 개정, DMB를 시청하다가 적발된 운전자에게는 범칙금을 내도록 처벌조항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이르면 내년 초부터 "운행 중 휴대전화 사용 처벌 수준인 범칙금 2만~7만원에 벌점 15점 수준을 검토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DMB 시청 등 전방주시 태만으로 한해 3300명이 숨진다. ‘살인 질주’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비극의 재발을 막기 위한 법제 정비가 화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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