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막걸리와 소주, 고급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김유진 일본특파원] 얼마 전 일본 도쿄에 있는 이자카야(선술집)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손님의 40퍼센트 이상이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으며 손님의 60퍼센트 이상이 한국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들은 한국 술이 일본 술에 비해 끝맛이 좋다고 한다.

일본 재무성의 통계에 따르면, 2011년 니혼슈(일본 술)수출량은 1만4,014㎘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으로부터 니혼슈를 제일 많이 수입한 국가는 미국이었고 그다음이 한국이 차지했다. 한국의 니혼슈 수입량은 2000년과 2011년을 비교하면 약 43배, 최근 5년간 약 4.3배나 크게 뛰었다. 일본의 입장에서 한국은 니혼슈 수출 점유율 20%가 넘는 중요한 시장인 것이다.

일본 국세청에 따르면, 일본 내에서 니혼슈 판매량은 1975년 이후 크게 감소하여 현재는 1/3로 시장규모가 축소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일본 양조업체는 외국시장의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산케이 신문이 보도했다.

일본 국내 또한 한국의 술을 많이 소비하고 있는 실정이며, 현재 K-POP의 열풍에 이어 한국의 막걸리와 소주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서 일본 술을 수입하고, 한국 술을 일본으로 수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가 있다.

한국의 막걸리는 단지 맛있는 막걸리이고 소주는 맛있는 소주일 뿐이다. 일본의 니혼슈는 제조년도에 따라 분류가 되고, 그 계절에만 생산되는 술이 있으며, 똑같은 니혼슈에도 그에 상응하는 가치와 등급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고급 술을 생산년도에 준하는 생각을 통상적으로 가지고 있다. 프랑스의 와인은 정부차원의 관리시스템에 의해 AOC등급을 비롯해 4가지로 나뉘며, 생산지역과 포도품종, 포도재배방법, 제조방법, 포도생산량 등을 정부가 정한 기준에 의해 등급이 분류된다.

위스키는 원액의 숙성연한에 따라 스탠더드(8년 이하), 프리미엄(12년), 수퍼 프리미엄 또는 디럭스(15년 이상) 세 가지 등급으로 분류된다. 우리 술과 주원료가 같은 일본 술 사케는 주원료인 쌀의 정미율에 따라 분류하고 주조과정의 첨가물 유무에 따라 다시 분류한다.

그러나 우리 술은 어떠한가? 이제 막걸리의 세계화라 칭하면서 우리 술에 대해 무엇을 준비했는가? 이대로 수출만해서 흑자만 이루면 되는 것인가? 술은 우리의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문화를 수출하는데 역사가 있어야 하고 가치의 기준도 필요하지 않을까? 기자는 그렇게 생각한다.

세계 어느 나라에 가도 자랑스럽게 우리 술을 칭찬하고 인정받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본을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이다. 술에 대한 기본적인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 팔고보자는 것은 언젠가 똑같은 대한민국의 막걸리가 미국에서 생산되어 유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