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표기자]  지난 2일 방송된 MBC ‘일밤- 나가수’7라운드 2차경연에서는 프로가 끝나 갈 즈음에, 다음 주 경연이 각 도전자들의 듀엣무대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흥미진진한 예보를 ‘정확히’ 내보냈다. (이 다음 주 예고 화면에 아직 탈락 예상자 중의 하나인 윤민수가 벌써 출현해있어  어리둥절해지는 편집사고는 비록 있었지만 .....)

이후 속속 밝혀진 듀엣파트너의 명단에는 박기영, 이영현, 김도향 등 쟁쟁한 가수들은 물론 김조한, 김연우 등 나가수 출연 경력의 올드 멤버들 이름도 보인다. 삼국지, 열국지를 방불케 하는 가요계 최고인재들의 이합, 집산이 너무나 흥미롭다.

그 가운데 단연, 화제의 인물이 자우림의 듀엣 파트너인 백현진이다. 일반대중에게는 생소하다 못해 기억이 없을 수도 있는 이름인 백현진은 이날 예고편에서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가 “막강 게스트 섭외했다. 자우림보다 호불호가 더 갈리는 분”이며, “자우림의 나가수 탈락까지 감수하고 섭외했다”고 밝혀 그가 누구인가 호기심과 기대가 증폭되고 있다.

당사자인 백현진은 2인조 밴드 ‘어어부 프로젝트’의 리더로 알려져 있으며,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음악성향으로 유명하다.

백현진과 파트너가 되기로 한 선택은 자우림의 그동안의 활동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조용필 스페셜' 공연에 김덕수 사물놀이패를 불러서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공동 작업을 한 것처럼 강한 실험정신을 추구하는 뜻으로 해석이 된다.

또 자우림이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만큼 경험과 연륜이 축적되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간 파격적인 편곡을 시도해 ‘나가수’에서의 성공도 실패도 다 겪어보았다. 자신들의 사무실 번호가 1717호라고 소개하면서, 자신들은 1위 아니면 7위라고 우스개 소리를 하는 그 배경에는 냉탕, 온탕을 번갈아 들어가 본 특이한 이력이 작용한 듯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쟁쟁한 1급 뮤지션들이 무차별적으로 경합하는 나가수와 같은 게임방식에서 소극적으로 음악의 기본만을 유지하는 방법으로는 명맥을 유지하는 것은 고사하고, 아예 승산이 없다는 것을 이미 터득한 이유도 작용할 것이다.

자문위원들과 청중들은 항상 새롭게 땀 흘리며 변화와 헌신을 통해 최선을 다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장렬하게 전사할망정, 적극적으로 무대 위의 변화무쌍 묘기와 테크닉과 어느 정도의 희생정신까지 보여주지 않는 한, 이제는 청중들이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는 것도 깨달은 것이다.

하물며, 그들 500인을 일시에 감동시킨다는 일은 지상난제 중의 난제인 것이다.

백현진의 음악은 아무추어 감상자들게는 느리고 다소 무색무취의 난해한 음악인 것으로 이해된다. 친해지는데 시간이 걸린다. 아마도, 자우림은 기름기 넘치고 단 음식만으로 화려하게 채워진 경연대회의 잔치 상에 담백한 소재의 음식(음악)을 곁들이고자하는 의도인 것 같다.

당연히 맞딱드리게 될 청중들로부터의 위화감이나 거리감은 자우림의 능수능난 하고 자유자재인 화려한 음악세계로 충분히 감싸고 조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계산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실험정신이란 항상 예측불허의 ‘파격’을 예비하고 있기 마련이다.

파격과 실험의 양두마차 격인 백현진과의 듀엣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지 자우림의 '곡예비행’과 새로운 음악정신을 크게 한 번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