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 ⓒAP통신

[이희원 기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가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이탈리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종전의 ‘Aa2’에서 세 단계 낮춘 ‘A2’로 강등했다.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세 단계나 한꺼번에 낮춘 것은 유로존 내에서 이례적인 일로 이탈리아의 취약한 경제전망으로 이어진 의회 간 정치적 혼란과 미동적 자세를 취하고 있는 부채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등급 전망은 기존의 ‘부정적’을 유지했다.

지난달 이미 S&P(스탠더드앤푸어스)가 이탈리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낮춘 지 2주만에 이뤄진 이번 국가 신용등급 강등에 나선 무디스는 “투자자들이 위험 투자를 회피하면서 이탈리아와 같은 유로존 부채국들의 장기 자금 조달 능력이 점점 저하하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증시의 불안정성과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부채국들이 자금 시장에서 더 이상 자금을 조달하게 되지 못할 위험도 커지고 있다”며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스페인) 등의 유로존 재정위기 국가들에 대한 일종의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와관련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지난 S&P 강등으로 이번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은 “이미 예견했던 바”라며 국가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고 이탈리아에 대한 국가 신용등급평가는 3대 신용평가사 중 피치만이 ‘AA-’로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발 악재가 사그러들 줄 모르며 국가 신용등급이 일제히 하락한 유로존의 재정 위기를 해결하고자 하는 새로운 정책 제시가 필요한 시점임에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