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진 기자] 뇌물비리, 납품비리, 정전사고 은폐 등 온갖 사건이 터졌던 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또 다시 대형사건이 터졌다. 원전에서 발생하는 화재 등 재난에 신속하게 대비하기 위해 별도로 운영하는 소방대원들이 마약 투약혐의로 구속된 것.

부산지검 강력부는 고리원전 재난안전팀 소속 김모(35)씨 등 2명에 대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현재 고리원전에서 근무하는 소방대원은 8명으로 4개 조로 나눠 3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이들 중 김씨 등 2명은 친구들과 함께 기장지역 폭력조직인 ‘통합기장파’ 조직원으로부터 히로뽕을 구입해 2~3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 등을 상대로 히로뽕의 출처와 구입경위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으며, 고리원전 근무자 중 마약을 구입·투약한 사람들이 더 있는지 확인중이다.

또한 김씨에게 마약을 건네준 ‘통합기장파’ 조직의 마약 반입 및 판매 정황이 드러나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착수됨에 따라 김씨 외에 사법처리 대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원래 발전소 운전요원들은 매년 약물검사를 받지만 발전소 운전과 관계가 없는 소방대원들은 약물검사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였다. 고리원자력본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향후 약물 검사 대상을 소방요원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정전사고 은폐 사건으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켰던 고리원전은 납품업체 뇌물수수 등 잇달아 비리 사건이 발생해 국민들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잇달아 터진 충격적인 사건에 원전을 담당하는 한국수력원자력과 고리원자력본부는 이 달초 강도 높은 쇄신책을 발표했지만 이번 마약사건이 터지면서 또 다시 국민들의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