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민 기자] 전후 세대인 시진핑(習近平)과 리커창(李克强)의 중국 시대가 열렸다. 향후 10년의 중국을 이끌게 될 이들 앞에 당면한 과제는 무엇인가.

우선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더불어 세계 양강으로 자리 잡은 중국을 반석 위에 올려놓아야 하는 명제가 이들 앞에 놓여있다.

일단 이들의 첫 정치적 실험 무대는 일본과의 댜오위다오(일본명 :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영토 분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는 단순히 중국과 일본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의 동북아시아 전략과 맞물려 동아시아에서의 패권을 둘러싼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중국의 대아시아정책을 결정짓는 중요한 문제가 될 듯하다.

실제 중국은 일본과의 댜오위다오 문제에 있어서는 초강경 입장을 취하면서도 한국과의 이어도 문제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는 아시아에서 미국+일본이라는 강력한 세력을 견제하고 아시아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시진핑 시대 중국의 대아시아 정책 역시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다만 취임사에서 밝힌 것처럼 중화중심주의 사상에 기반한 대외 정책이 수립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대미국 정책이나 대일본 정책에 있어서는 좀 더 강력해진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여 지고 있다.

한반도 정책에 있어서는 남북한 사이에서의 입장 정리가 과제로 남는다. 이 역시 대아시아 정책에 있어 혈맹이라고 할 수 있는 북한의 입장을 완전히 무시할 수도 그렇다고 마냥 두둔할 수도 없는 딜레마가 남는다.

또한 중국이 북한으로부터 얻는 정치적, 경제적 이익 역시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남한을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일본이 아시아의 패권국으로 부상하려는 시점에서 한국의 우군화는 중국으로서는 필요조건이다.

일단 보수적 색깔이 강한 시진핑으로서는 중국과의 관계에 초점을 둘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 문제를 리커창이 남북한 정책에 있어서의 균형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적으로 산적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가장 먼저 도농간·계층간의 빈부격차 해소와 다소 침체한 중국 경제의 활성화 문제다. 1978년 개혁개방정책을 표방한 이후 중국은 경제적으로 비약적 성장을 이루었다. 1990년대 냉전체제의 종식과 함께 중국은 막강한 경제력을 앞세워 세계 초강대국의 반열에 오른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상위 10%가 중국 전체 소득의 절반을 독차지하는 극심한 빈부격차로 인해 공산주의 체제 자체에 대한 도전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이른바 ‘1국가 2체제’로 불리는 중국의 독특한 정치시스템 역시 시진핑 시대가 해결해야할 문제다.

중국은 현재 정치는 공산주의, 경제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택하고 있다. 그래서 국내외로부터 정치적 자유에 대한 끊임없는 요구에 직면해 있다.

현재 중국은 1989년 톈안문 사태에서 정치적으로 한걸음도 발전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고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특히 홍콩을 중심으로 한 중국내 민주화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어서 여기에 대한 중국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와 관련해 시진핑이나 리커창 모두 당장의 입장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이 국제사회에서의 발언권을 높이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서 개선된 입장을 취할 여지는 여전히 남는다.

다만 중국내 만연한 부정부패 문제와 관련해 시진핑은 강력한 척결 의지를 밝히고 있다.

중국내 부정부패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처럼 일당 독재체제가 중국을 망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여기에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발전은 부패의 늪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 듯 시진핑은 취임사에서 부정부패 척결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밝히기도 했다.

또 다른 문제는 티베트로 대표되는 중국내 소수 민족 문제다.

중국은 한족외 55개 소수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끊임없이 중국으로부터의 독립과 자치권을 요구해 오고 있다.

그 가운데 티베트의 요구는 극렬하다.

티베트에서는 독립을 요구하며 지난 2009년 2월 이후 69명의 티베트인이 분신을 시도해 이 가운데 54명이 사망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라마는 세계 각국에서 티베트의 인권문제를 제기하며 중국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이처럼 시진핑-리커창 쌍두마차 시대는 ‘위대한 중국’과 ‘보편적 중국’이라는 두 마리 토끼리 잡아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는 곧 세계사의 흐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것이 이들이 이끄는 중국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