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도범 기자] 친환경 농산품을 사용하겠다는 인천시 방침과 인천 농업기술센터의 홍보에 따라 지난 2010년부터 친환경 작목반에서는 친환경 농사를 지었으나 실제 판로가 없어 인천의 일부지역 친환경 농산물 경작 농민들이 골탕을 먹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2010년 인천 지자체 선거현장. 인천시장 선거판에서 친환경 무상급식 등 친환경 농사에 대한 비전 공약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지난해 3월 2일엔 급기야 인천시가  ‘친환경 무상급식 원년 선포식’도 가졌다.

▲ 계양구 영농조합 회원들./최도범 기자

이로 인해 인천시 서구와 계양구에 분포한 일부 친환경 농업 관계자들은 야심차게 친환경 농사에 투자를 감행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친환경 농산물 시장의 규모는 장밋빛 환상에 불과했다. 현잰 3~4배 생산단가 차이가 있는 농산물을 일반 농산물 값으로 출하하고 있는 실정이 되버렸다.

인천시, 무상급식지원 예산 확정...친환경 농산물 품목은 쌀 한가지 뿐

인천시는 지난 7월24일 조병우 행정부시장을 ‘친환경무상 급식 개선분과 위원회’ 위원장으로 구성해 "친환경 농산물 공급 대상을 확대하고자 인천지역 친환경 농산물 생산량을 조사, 향후 공급 확대를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고 밝혔다.

▲ 친환경 농산물. 사진= 최도범 기자

이에 시는 "오는 2013년 친환경 무상급식 지원 예산으로 824억 원을 반영했으며 이 가운데는 무상급식으로 초등학교 237곳에 744억원을, 친환경급식 제공을 신청한 초-중-고-유치원 등 521개 기관에 우수농산물 차액 지원비 80억 원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24일 ‘친환경 무상급식 지원심의위원회’가 인천시 ‘친화경 무상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심의위를 개최해 확정했다.

그러나 이 지역 농민들은 시가 주장하는 친환경 무상급식 지원의 품목에는 쌀과 돼지고기, 계란 3가지 품목뿐이다. 게다가 실제 자신들에게 해당하는 농산물의 경우는 쌀로 제한되어 있어 불만이다. 

이에 시 관계자는 “학교급식과 관련해 인천시는 지원 업무를 맡아 진행할 뿐 학교급식에 관한 전반적인 문제는 인천시교육청이 담당하고 있다”며 “인천시는 친환경 무상급식 지원 심의위원회에 결정에 따라 올 677억 원 예산보다 10% 정도 더 반영된 744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고 업무의 차별화만 주장했다.

한편 그는 “인천시는 현재 우수농산물(친환경) 지원 사업 품목과 관련해 무상급식지원 센터에서 심의를 진행 중이며 확대에 대해서는 예산에 따라 변동을 갖는다”며 “시 차원의 급식 지원팀이 오는 2013년 2월 1일자 5명으로 출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시 교육청, 모든 결정은 친환경 무상급식 지원센터에서...

인천시교육청(교육감 나근형)의 입장은 또 다르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급식과 관련해 무상급식이 진행되기 이전부터 기초 단체에서 지역별 학교와 직거래를 통해 우수농산물 차액지원 사업이 진행된 것"이라며  "이번 친환경 농산물 지원 문제도 시청이 주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본지 기자의 "친환경 농산물 공급에 대한 계획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시교육청 관계자는 “친환경 무상급식 지원센터에는 교육청 관계자가 1명 참가하고 있다”며 “관계자를 통해 접한 소식은 아직 친환경 농산물의 확대지원 협의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인천시가 주장하는 친환경 농산물(우수농산물)에 대해 추가 확대할 경우 시교육청은 무상급식지원센터에서 보내온 의견서에 교육청과 학부모의 입장을 전할 뿐, 모든 결정은 센터에서 하게 된다”며 “현재 무상급식과 관련해서도 일선학교와 기초단체, 시청, 교육청, 등 중복 업무로 인해 혼선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해 일선학교의 반응이 좋으며 일부 쌀에서 농약검출과 같은 사례가 발생했으나 이에 대한 것은 향후 시 차원에서 적극적인 관리 감독을 한다면 적극 찬성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인천시의회, 인천시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해 책임감과 적극적인 행정 요구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해 의회는 올해 시의회 내에서 마찰로 인해 2년 가까이 준비한 ‘친환경 무상급식 지원 센터’가 표류하게 된 것에 일부 책임을 동감한다는 입장이다.

▲ 인천 친환경 영농인들이 받은 우수농작 관련 상패들./최도범 기자

인천시 의회는 친환경 무상급식 추진 특별위원회를 지난 6월18일 제 10차 활동결과서 채택을 끝으로 활동을 마감했다.

의회 관계자는 "급식지원센터는 ‘친환경 무상급식 지원조례’ 제정을 통해 식재료의 원활한 생산과 공급․관리와 지원 예산의 투명한 지도-감독의 법률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것에 성과를 뒀다"고 주장한다.

시의회 관계자는 친환경 식재료의 공급과 확대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현재 인천시로 넘어간 친환경 급식문제가 예산을 겨우 확정했을뿐 실질적으로 올해 수준의 급식을 넘어서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언급하면서 시의 예산 증액 주장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인천시는 지난 7월 ‘친환경 무상급식 개선분과 위원회’를 구성해 진행했으나 아직 친환경 식재료의 생산과 공급에 대한 계획이 없으며 품목 확대 준비도 없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시 의회 관계자는 또  “실제 급식 문제를 담당할 급식 지원팀이 학생들의 급식이 시작되는 오는 2013년 2월부터 가동되는 것만으로도 급식 지원의 행정적 지원이 어려워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시 의회 관계자는 “친환경 식자재의 경우 사전 계약재배라는지 주변 인프라 확보가 중요하다”며 “서울과 경기도의 경우 우수농산물의 계약재배지 확보 등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는 상황으로 추후 인천시가 친환경 무상급식을 준비하는 시점에 과연 우수농산물의 경작지를 확보할 수 있을 지도 걱정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또한 “인천 영농인의 경우 지역적 특색을 고려하지 않고 정부 차원에서 지난해 발표한 ‘농업경영체등록’이라는 법 때문에 임대 영농인의 영농의지가 꺾이고 있다”며 “인천 강화도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경쟁력을 갖고 있으나 서구-계양 등의 친환경 영농인은 경작지를 포기하고 있으며, 판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시 일부 지역 농민들 주장 요약]

인천시와 시 교육청간의 친환경 무상급식과 관련해 시는 올해 대비 10% 올라간 급식비 예산을 확보한 가운데 실행에 대한 실무적 책임을 양측이 서로 떠넘기며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오는 2013년도 초등학생의 숫자가 저 출산으로 인해 줄어들어 예산 운영의 폭이 약간의 여유를 갖고 있다. 이로써 초등학교 무상급식에 친환경 식자재 구입의 탄력적 운영의 폭이 주어졌으나 운영 지침이 표류하고 있어 확보된 예산마저 성과 없이 낭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오는 2013년 2월 교육지원담당관심에 마련되는 급식지원팀은 당장 2013년 1학기 학생들에게 공급할 식자재에 대해서도 운영지침을 올해의 수준으로 운영해야 할 판이다. 2년간 준비해 온 친환경급식지원센터와 심의위원회, 급식지원팀 등의 혼선과 무대책을 의미하고 있다.

이 과정에 실제적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인천시 일부 지역에서 친환경 영농을 준비한 농업관계자와 영농 법인이다. 이들은 시정책 발표를 믿고 2년째 친환경 농산물을 재배했으나 서울 등지와 같이 마트에서 환영 받는 것과 달리 인천지역에선 학교 급식 이외에는 판로가 준비돼 있지 않다.

이로써 궁여지책으로 지역 영농인들은 인천지역 학교에 직거래 차원으로 유통구조를 줄이고 마진을 줄여 1년간 80여개 학교에 일반 채소 값으로 납품해 왔으나, 오는 2013년에도 지자체의 확실한 답이 없어 더 이상 무리한 친환경 농사를 고집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계양구 이진우 영농인은 “농업경영체 등록으로 인해 임대 영농인이 줄어들고 친환경 농사 보조제의 높은 가격으로 인천 친환경 영농인은 죽어가고 있다”며 “인천시와 시교육청이 지금이라도 책임있는 친환경 급식에 대해 의지를 밝혀 주어야 우리 영농인이 답을 낼 수 있다”며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