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학범 기자] 청렴도시 안산을 표방하고 있는 안산시(시장 김철민) 회계과에 근무했던 조모씨(기능8급)가 치밀한 방법으로 수년 간 3억 원대의 공금을 횡령해온 사실이 밝혀져 공무원 사회는 물론 시민들 사이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안산시 기능직 공무원이 거액의 공금을 횡령한 사건으로 공직사회에 대한 불신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일어난 사건이기 때문에, 안산시로서는 더 큰 부담감을 안고 사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다른 도시의 회계과에서 발생한 공무원들의 횡령사건을 접한 안산시 감사관이 자료를 수집하던 과정에서 지난 20일 의심스런 정확을 포착하고 23일~25일까지 정밀한 자체조사를 벌인 결과 횡령한 사실들을 밝혀냈다.

조모씨는 지난 2007년 10월부터 2011년 4월까지 회계과에서 사용되는 사무용품 구입비 등으로 사용되어야 할 일상경비 중에서 허위로 지출서류를 작성하는 방법으로 1회당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자신의 계좌 등으로 꾸준히 빼돌려 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사에 허위서류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결재 전산시스템(재정 e-호조시스템)의 잘 알고 있던 조씨의 범죄행위가 수년간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결재 전산시스템 맹점을 잘 알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출서류가 없어도 전산시스템 상에서 전자결재를 받고 총괄표에 등록을 함으로써 상급자와 농협을 동시에 속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횡령액은 대부분은 사업에 실패한 남편의 채무변제와 생활비, 그리고 아파트 대출상환금으로 사용하였다.

조씨는 범행동기에 대해 "어려운 생활처지 때문에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다"고 반성했지만 사안의 중대함 때문에 사법처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안산시 관계자는 25일 검찰에 조씨를 고발했으며, 바로 직위 해제했다.

안산시 감사관 관계자는 이와는 별도로 폭넓은 재발방지대책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회계업무에 일정기간 이상 근무한 직원들의 순환근무를 정례화하고 일상 감사 기능을 확대해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e-호조시스템의 맹점을 보완하기로 했다.

일부 공무원의 기강해이로 인해 시민들의 혈세를 자신 것으로 착각하는 행태 등  공직사회의 정신교육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