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협회 백성진 사무국장] 최근 모 공중파에서 왕권과 신권의 극한 대립 속에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이 있는 문구로서 우리 삶 속에서도 한번은 뒤돌아 봐야할 내용이지 않을까 싶다.

10월 15일 한국에서도 Occupy가 시작되었다. 지난 금요일까지 벌써 3차가 진행되었고 이번 주 금요일에도 예정되어 있다. 다행히 금융권의 기민하고 민첩한 대응으로 인해 “카드가맹점수수료 인하와 은행 이용 수수료 인하”라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났고 추후로 사회공헌과 지속적인 소비자의 권리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금융권의 의지까지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용을 보면 그저 생색내기일 뿐이고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것은 없다고 할 수 있다. 5대 금융협회장들(은행, 증권, 생보, 손보, 카드)의 회의 결과는 우는 소리하는 것에서 그쳤을 뿐이고 결론은 쑈만 보여주고 끝났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금융은 (다른 나라에 비해 더 많이) 소비자의 희생과 양보를 통하여 무한 성장을 해왔다. 심지어 특혜(공적자금, 금융사 위주 법령 등)까지 받으면서 성장을 했지만 금융소비자에 대한 권리 따위는 단 한 번도 챙겨보지 않았다.

여태까지 금융은 수익만 된다면 은행은 판매자도 잘 이해 못하는 상품을 소비자에게 마구잡이 권하고 팔았고 증권은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서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며 수수료를 발생시켰고 생보는 무턱대고 보험팔고 보상에는 인색하며 손보는 강제인 의무보험의 혜택은 줄이고 보험료를 높이고 선택인 종보는 보험료만를 내리는 꼼수를 부리며 수익을 내고 있다. 카드사는 카드가맹점 수익으로 승승장구하다 최근 금융소비자협회 등 금융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서 ‘하하’ 시늉을 했지만 결국엔 카드 이용자의 혜택을 줄이겠다고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금융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몇 백원, 몇 천원의 수수료 인하가 아니다. 금융소비자는 공정한 거래를 원하는 것이다. 뿌리가 튼실한 나무가 오래가고 수 백 수 천년을 견뎌내 듯이 금융이라는 꽃이 더 크고 화려해지길 원한다면 소비자라는 뿌리를 인정하고 제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거기에 투명하고 공정한 금융당국이라는 자양분까지 함께 한다면 말 그대로 뿌리깊은 나무로서 오랫동안 함께 성장 할 것이다.

금융당국과 금융사는 더 이상 눈에 보이는 시늉만 하지 말고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위해 소비자를 보호하고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 선진국 사례처럼 진짜로 점령되고 점거되는 직접적인 분노로 통해서 깨달으려 하지 말고 지금 당장 금융소비자보호원의 독립 설립과 금융피해자에 대한 100% 피해 보상을 하고 올바른 금융을 위하여 협의하고 토론하며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앞으로 총선과 대선이 불과 1년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지금 금융소비자들은 어떤 정치 세력이 진정 금융소비자를 위한 세력인지 곰곰이 따져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금융은 꽃이고 금융소비자는 뿌리라는 것을, 투명하고 공정한 금융당국이라는 자양분이 진정 뿌리 깊은 나무를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