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전북지방경찰청 제1기동대 순경 정은성] 최근 청소년들 사이 ‘가출팸’이란 또래친구 모임이 활성화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먼저 ‘가출팸’이란 가출 패밀리의 약자로 청소년이 가출한 이후 가출관련 카페나 유흥가지역, 실시간 채팅을 통해 여러 명의 일행을 구해 함께 생활하다 가족(팸)을 이뤄 원룸, 고시원, 모텔, 하숙집 등에서 생활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가출팸이 생존을 위해 생계형 범죄를 일으키거나 더 나아가 강도, 절도, 폭력, 성매매 등 범죄 단체화되고 있다.
단순한 학교폭력에서 그치지 않고 또래친구를 대상으로 성매매를 시키고 유흥비 마련을 위해서 절도행위를 하는 등의 청소년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들은 보다 쉽게 돈을 마련하기 위해 학교를 다니지 않고 가출팸을 구성해서 활동하고 있다.
가출팸은 비슷한 처지의 가출 청소년들이 모여 지내는 집단으로 숙식을 해결하지만 결국 이곳에서 범죄를 더 벌이고 있다.
돈을 모아서 고시원이나 모텔 달방(한 달치 방세를 내고 장기투숙하는 것)에서 같이 생활 하고 있는데 이들은 주점·노래방·PC방 등 24시간 영업을 하는 가게에서 일을 하고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거나 나이트클럽 호객행위 등을 하며 각자 맡은 돈을 벌고 있다.
또한 돈을 벌기 위해 호프집·소주방 뿐 아니라 성매매업소나 안마시술소 등 청소년유해업소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은 단체로 휴대전화 대리점을 통째로 털기도 하며 또래 학생들을 이용해 조건만남 같은 것도 시키고 무리를 지어 범법행위를 하고 있다.
또래 여고생을 잔인하게 살해한 김해여고생 사건도 가출팸 청소년들에 의해 일어났다.
매년 경찰에 신고되는 가출 청소년의 수는 2만명 정도이지만 이는 부모나 친권자가 신고한 경우만 해당하기 때문에 정확한 가출청소년 수는 집계되고 있지 않고 실제 가출 청소년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파악된다.
단순 가출을 넘어서 이제는 집단으로 범죄행위를 하는 단체가 되어 가고 있는 가출팸에 대해 문제점이 많으나 대책은 미흡하다.
정부의 대표적 가출청소년 보호대책은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청소년쉼터' 정도다. 쉼터마다 거리로 내몰린 아이들을 직접 찾아 나서는 아웃리치(봉사활동)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이마저도 간식 제공, 길거리 상담, 범죄 예방 활동에 그치는 수준이다.
가출 청소년 대부분이 부모의 학대와 무관심 속에 집을 나가고 있으며 미신고 가출이 많다는 점에 비춰보면 청소년 자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을 보호해야 하기 위해서는 복지예산을 많이 투입해서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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