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환 기자] 한나라당 소장파인 구상찬, 김성식, 김세연, 신성범, 정태근 의원 등은 4일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와 대통령 측근비리 엄정수사, 친재벌 정책 포기, 청와대·정부 전면 개각 등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의 내용을 담긴 '연판장'을 돌려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이들 5명의 초선 의원들은 이날 오후 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대통령님께 드리는 글', '당 지도부에게 드리는 글', '동료 의원들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3건의 연판장(총 9장)을 돌리며 서명 작업에 들어갔다.

특히 이들은 '대통령님께 드리는 글'이라는 연판장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대국민 사과와 국정기조 변화와 747공약폐기 선언과 친재벌정책 포기, 청와대 참모진을 포함한 문제 각료들의 교체, 비판적 방송인 퇴출과 민간인 사찰 문제에 대한 엄중 조사와 책임자 처벌, 측근비리에 대한 명명백백한 조사 지시를 포함한 검찰개혁 단행 등 5개 사항을 요구 했다.

이들은 또 이 대통령에게 "이번이 국민이 허락한 마지막 기회"라며 "6.29선언과 천막당사로 벼랑 끝에서 회생한 역사를 상기해야 한다. 지금이 그때와 다를 바 없다. 어쩌면 더 어려운 상황인지도 모르겠다"고 위기감을 역설했다.

이들은 거센 반MB 민심의 원인에 대해서도 "지금 민심이 등 돌린 이유가 야당이나 비판적 언론이나 SNS에 있지 않다"며 "오만과 불통으로 상징되는 이명박 정부 자신과 '무감각'하고 '무기력'하고 '무책임'한 한나라당에 그 원인이 있다는 것을 성찰하고 반성하는 데서 우리는 모두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과거 김영삼 대통령도, 김대중 대통령도, 노무현 대통령도 모두 당의 요구로 탈당했지만 집권당이 국민의 심판을 피할 수는 없었다. 저희는 그 길로 가지 않겠다"며 당장 MB 탈당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임을 밝히면서도,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여권 전체를 대표하는 대통령님의 사과와 국정 기조의 변화가 국민의 마음을 돌리는 첩경"이라며 이 대통령에게 즉각적 대국민사과를 촉구했다.

더욱이 홍준표 대표 등 당 지도부에 보낸 연판장에는 홍 대표의 막말 파문들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끝장토론 개최, MB에 제안한 5대 요구안 관철을 위한 홍 대표와 이 대통령의 회담 등 3개 사항을 요구했다.

이에 이들은 "만약 당의 지도부가 이를 이루어내지 못한다면 지도부로서 설 자리가 좁아질 것이고 저희들이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이 요구를 거절할 경우 홍 대표 퇴진 운동에 돌입할 것임을 경고했다.

이들은 또 이날 오후부터 다음날인 일요일(6일)오전까지 동료 의원들의 동의 서명을 받은 후 청와대와 당 지도부에 이를 전달하고 그 내용을 공개 발표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연판장에 대다수 의원들의 서명이 이뤄질 경우 한나라당 내홍과 함께 존립성은 물론 이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까지 올 것으로 예상돼 커다란 폭풍속으로 빠져 들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