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시 연설 원고의 초안이 미국 업체에 의해 작성됐다는 논란과 관련해 민노당은 7일 논평을 내고 “뼛속까지 친미이니 이제는 연설문도 미국산을 좋아한다”며 비꼬았다.

이날 논평에서 민노당 신창현 부대변인은 “지난 달 방미 기간 중 이명박 대통령이 했던 연설이 미국의 로비업체인 ‘웨스트윙라이터스’와 주미 대사관이 4만 6,500달러의 계약을 맺고 상공회의소와 백악관 연설 그리고 의회 연설까지 초안을 마련했다고 한다”며 “대통령의 신념이 아무리 뼛속까지 친미라고는 하지만 연설문조차도 미국산을 좋아하는 것인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신 부대변인은 “공식적인 외국 방문에서 대통령의 연설은 나라 전체를 대표해서 하는 것”이라며 “나라를 대표해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이를 청와대나 정부가 직접 작성하지 않고 일개 로비업체에게 맡겼다니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더군다나 “지난 번 대통령의 방미 연설은 낯뜨거울 정도로 미국 의회의 FTA 비준을 예찬하기에 바빠 과연 대통령의 연설인지 FTA 로비단체 대표의 연설인지 분간이 안될 지경이었다”고 지적하며 “나라의 주권과 국익에 따라 FTA 문제를 대해야할 대통령이 미국의 로비업체에게 연설문을 맡겼으니 이런 엉뚱한 연설문이 나오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라고 꼬집었다.

또한 “이는 결국 대통령과 정부의 대미 외교에 대한 관점이 너무도 뒤틀리고 왜곡되어 있다는 것과 한미 FTA 비준의 기준이 우리 국민이 아니라 바로 미국에게 있음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통령과 청와대는 대통령 연설을 미국로비업체가 작성한 굴욕적 외교행태에 대해 사죄하고 본인들의 친미적 신념에 입각한 FTA 강행처리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